호남, 리더십과 의제설정능력 필요
상태바
호남, 리더십과 의제설정능력 필요
  • 권건중 기자
  • 승인 2013.02.27 1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말 제18대 대통령선거 이후 호남의 정치적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재정립돼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본격토론회가 27일 국회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민주통합당 이낙연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이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한국정치에서 호남의 역할」토론회에서 전남대 오승용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작년말 대선 이후 호남정치가 “비전 부재의 현실에서 오는 심각한 침체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오 승용 교수는 특히 정치적 리더십, 득표력, 선도적 의제설정능력 등 세 가지 측면에서 호남 정치의 존재감과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며 △민주화 패러다임의 변화 △지속적인 인구 및 경제력의 감소 △유권자의 정치참여율 저하 △퇴행적 지방자치 등이 이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호남은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시대를 앞서가는 선택을 해왔고, 호남의 선택은 한국정치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며 “그러나 한국사회 여론시장을 지배하는 힘을 가진 영남에 의해 민주당의 호남색에 대한 비판 담론만 여론시장에 유통됐다. 그 결과 심지어 진보진영 내에서도 호남을 물갈이 대상, 낡은 정치의 상징으로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호남에 대한 이러한 차별적 시각이 ‘민주당은 호남당’이라는 잘못된 표현을 고착화시켰다면서, 그러나 실제로는 ‘호남에 대한 차별적 시각에 포획된 호남기반 비호남(영남) 패권당’이 현재의 민주당이라고 꼬집었다. 
  
 오 교수는 정치력 약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3세력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의 체질을 강화해 정치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키우는 정치’의 출발점으로 삼아 호남의 인재와 호남의 정치력을 키워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 교수는 “제3세력, 제3정당의 출현에 기대를 걸기 보다는 어렵고 느리지만 민주당의 쇄신에 더 기대를 건다”며 “제3세력을 통한 야권의 강화는 지름길이 아니라, 자칫 눈앞에 보이는 장애물을 피해 멀리 돌아가는 길이 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지병근교수(조선대)는 “호남의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비판적이면서도 새누리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지지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3정당이 등장할 때 호남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지지할까?”라고 의문을 표시, 제3세력이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김태일교수(영남대)는 “호남없는 개혁은 공허하고 개혁없는 호남은 맹목”이라며 호남이 개혁정체성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찬표교수(목포대)는 호남 내부에서의 혁신 필요성을 주장한 오 교수의 의견에 의문을 제기하며 “전국 수준의 민주당 쇄신의 한 부분으로 호남정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는의견이다.

 전남발전연구원 이건철원장은 “다선 의원에 대한 관행적인 물갈이 요구로 대선주자 한 명 키우지 못했다”며 “지역 다선의원을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이철희소장은 비례대표제 확대 등을 통해 지역프레임을 계층프레임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